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중남미

중남미여행(2월 27일) 페루 이카주 파라카스국립보호구역 바예스타섬, 와카치나사막 버기카, 샌드보드 투어

 중남미 96박 97일 여행(2018년 2월 19일 ~ 5월 26일)

 2월 27일 페루 이카 파라카스 새들의 섬, 이카 사막 버기카-샌드보드 투어


리마에서 3시간이 넘게 걸려 도착한 이카

새들의 섬 바예스타로 들어가는 파라카스항구는 형형색색 아름다운 배들로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개방된 보트를 타고 푸른 바다를 지나며 만나는 첫 번째 모습이 파라카스반도의 모래 언덕에 있는 깐델라브로라 불리는 거대한 지상화다.

촛대 그림을 하고 있다고 붙여진 이름인데 멀리서 보면 선인장 모양으로도 보였다.

길이가 180여m라니 그 크기가 엄청나다.

현재 그림이 점점 옅어지고 있어 사라질지도 모른단다.

누가 언제 어떤 목적으로 그렸는지 분명치 않지만 사라질 운명이 닥칠지 모른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다.

 

보트는 조금 더 달려 바예스타섬에 도착한다.

바위 위에 빼곡히 새들이 앉았고 새들의 배설물이  하얗게 빛나고 있다.

고가에 팔렸다는 구아나를 채취했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보트로 섬을 한 바퀴 두르는데 구멍 난 바위 앞에 바다사자 무리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맞은 편 섬의 한쪽 면을 빼곡히 채워 새까맣게 보이는 새들의 무리도 어마어마하다.

그들이 쏟아 내는 소리가 바람을 넘어 파도를 넘어 시끄럽게 귓전을 울린다.

바다에는 물개들의 먹이잡이가 생중계되고 있다.

바예스타섬은 살아 있는 동물의 왕국이었다.

거기다 절묘한 바위가 있어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되었다.

 

 

 

다시 파라카스항으로 돌아와 점심 식사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2층 식당에서 현지식 점심을 먹는데 우리 테이블은 음식을 잘 몰라 그림을 보고 대강 시켰다. 치킨, 비프, 뭐 그런 대체로 잘 먹을 만한 것으로,,,,

딱 하나 알고 있는 세바체는 너무 시어 먹을 수가 없고,,,

식사 중 남자 두 사람이 음악 연주를 한다.

제일 일반적인 '엘 콘도르 파사'를 연주하다 신청곡인 '관타나메라'를 연주하자 모두 흥에 겨워 한바탕 여흥을 즐겼다. 마지막으로 '아리랑'연주까지,,,식사보다 훨씬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점심을 먹고 찾은 곳은 와카치나 오아시스와 이카사막

수영장이 있는 호텔에서 잠시 버기카를 기다리며 호텔 바깥의 거대한 모래 언덕을 바라 본다.

처음 만난 사막은 아니지만 거대한 높이의 모래 언덕도 신기했고 오아시스를 둘러싼 이 마을도 신비롭다.

와카치나의 '와카'는 울다, '치나'는 어린 여자라는 뜻이란다.

거기에다 여기에 슬픈 전설도 하나 전해 온다.

먼 옛날 어린 공주가 사냥꾼에 쫓겨 와카치나로 와 인어가 되었단다. 그 때 흘린 인어의 눈물이 오아시스가 되었고,,,

결국 어린 공주의 눈물이 오아시스가 되었다는 슬픈 전설.

그 슬픈 전설이 사막의 생명수가 되어 마을 사람들을 살리고 있는 셈이다.

 

잠시 대기 후 버기카 2대가 나타났다.

문짝도 지붕도 없이 뼈대만 있는 버기카를 타고 사막 위를 달렸다.

굉음과 함께 속도를 올려 달리는데 모래 언덕을 내려 갈 때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의 짜릿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신나게 달리던 버기카는 모래 언덕 위에서 멈추고 가이더들이 차 뒤에서 보드를 들고 온다. 엎드려 타는 자세 시범을 보이고 곧 낙하가 시작된다.

생각보다 속력이 잘 나지 않는다. 반응이 시큰둥하자 다시 버기카를 타고 질주한 뒤 아까보다 조금 더 놓은 모래 언덕으로 오른다.

이제 제법 속력이 붙자 곧 누가 멀리까지 가는지 경쟁이 붙었다.

고개와 다리를 들고 몸의 중심을 잡아 쭉쭉 내려 와 앞에 있는 다른 언덕까지 오른다. 박수 소리, 웃음 소리로 이카사막이 왁자지껄 소란스럽다. 

보드를 타고 내려 가 있으면 다시 버기카가 내려 와서 우릴 싣고 언덕으로 올라간다. 버기카가 잠시 서 있을 때 위로 오르기도 하고, 모래 위에서 점프도 하며 어린 시절 유치함으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버기카 투어를 마치고 다시 오아시스에 도착하니 일몰이 시작되었다.

하늘이 붉게 변하니 오아시스물빛은 금빛보다 더 진한 황동색 물결이 된다.

어린 공주의 아픔을 간직한 듯 하늘도 오아시스도 조용히 조용히 타 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