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96박 97일 여행(2018년 2월 19일 ~ 5월 26일)
3월 21일 칠레 아따까마 달의 계곡 그리고 일몰
지구에서 달을 만나다.
달의 계곡으로 가기 위해 승합차를 빌린다. 근데 에어컨도 안 되고 문도 잘 열리지 않아 불만이 쌓인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다른 여행자들의 승합차가 보이는데 전부 깔끔하고 새것이다. 인솔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약간의 찝찝함을 안고 달의 계곡 입구에 내려 발굴 당시의 모습이나 달의 계곡과 관련된 자료가 전시된 곳을 둘러 본다. 달의 계곡에 있는 성분이 달에 있는 것과 같은 게 있다고 했는데 정확히 무언지 기억할 수가 없다.
내리쬐는 뙤약볕을 그대로 받으며 달의 계곡 속으로 들어간다.
제일 처음은 달의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으로 오른다.
붉은 색의 울퉁불퉁한 능선도 있고 사막같은 광할한 평지도 있다.
어쨌던 깡마른 건조의 땅이다. 군데군데 흰색이 보이는데 그건 소금이란다.
이런 풍경을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고 신기하고 낯설지만 왠지 안타깝다.
언덕을 내려 다시 승합차를 타고 평지를 가로지르더니 한 곳에 내려준다.
오랜 침식 작용으로 생겨난 세 개의 돌 앞에 사람들이 몰렸다. 돌의 모양이 어린아이를 업고 있는 엄마같다. 마리아란 이름을 갖고 있단다.
조금 더 걸어 가니 과거 소금을 캤던 현장이 보인다.
땅을 파고 소금을 채취했던 기계가 널려 있고 광부들이 묵었을 집도 낡았지만 그대로 남아 있다. 집의 기둥은 소금이 섞인 벽돌이다.
소금이 잔뜩 섞인 바위다. 입자가 얼마나 단단한지 손톱으로 긁어 보아도 전혀 묻어나지 않는다.
혀 끝으로 살짝 맛을 보니 정말 진한 짠맛이다.
자연의 힘에 의해 탄생한 동굴을 지난다. 동굴이 있으니 더욱 활기찬 여행이 된다.
표면도 더욱 달과 가까운 듯 울퉁불퉁함이 더하다.
서서히 태양이 지고 있다.
다시 승합차를 타고 일몰이 환상적이라는 모래언덕으로 간다.
승합차는 제법 높은 곳으로 올라갔는데 그 곳엔 이미 많은 차들과 사람들이 일몰의 장관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서서히 해가 넘어가는데 해가 지는 곳엔 그저 조금 붉을 뿐,,,
해가 넘어가는 하늘보다 지는 해의 빛을 반사하고 있는 반대편의 거대한 언덕과 계곡들이 더 황홀하다.
일몰과 함께 일몰을 감상하는 여행객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언덕 끝에서 각종 포즈를 연출하며 사진 찍기에 몰입하는 모습, 자유분방한 그 모습도 재미있다.
남미 최고의 석양을 만날 수 있다고 했는데 이 날은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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