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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아프리카

아프리카여행 7개국 38일 여행, 에티오피아 다나킬2박3일, 에트라에일화산(2019.7.3)

아프리카 7개국 38일 여행(2019. 6. 22 ~ 2019. 7. 29)

 

 

 

 

 

  에티오피아 국기 에티오피아 메켈레, 아발라, 도담캠핑장, 에트라에일화산 

 

 

 

 

위대한 이름, 인간이여

 

다나킬 2박3일 일정의 짐을 배낭에 옮기고 아침 일찍 아디스아바바공항을 출발하여 1시간 10분이 걸려 메켈레에 도착했다.

여행사에 캐리어를 맡기고 다나킬 여행 수속을 밟는다.

그러는 사이 잠시 여행사 앞에서 시간을 보낸다.

와자치라 불리는 소형차의 기사, 선인장 열매 모양의 벨레스를 파는 청년, 길가에 핀 빨간 자카르타트리 주변의 현지인,,,

서로가 서로를 구경하는 즐거운 시간이다.

길거리에 앉은 할아버지에게 빨간 꽃 이름을 물어 봤더니 대뜸 작대기로 후려쳐 꽃 한 송이를 따서 준다.

손가락으로 꽃을 가리켜 이름을 물었는데 그 꽃이 갖고 싶다고 여겼나 보다.

와자치 기사들의 웃음 소리 속에 자카르타트리 꽃 한 송이를 얻었다.

벨레스를 조금 사서 차 안에서 먹는데 단맛이 강한 건 아니나 달고 시큼한 게 먹을 만 하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아디스아바바보다 풍족해 보인다.

밭을 가는 농부들의 일상이 너무 풍요로워 보이는 건 아디스아바바에서의 충격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자 않아 밭은 점점 사라지고 메마른 땅이 나타난다.

얼기설기 나뭇가지로 지은 집 몇 채가 전부인 마을, 아무리 둘러 봐도 밭도 물도 보이지 않는데 도대체 뭘 먹고 사는걸까?

그래도 그 집 사이로 아이도 어른도 간간히 보인다. 도대체 어떻게 먹고 사는 걸까?

길가의 낙타가 먹는 잎은 가시형이라 수분은 없어 보이는데 그래도 생명을 유지해 나가는 것을 보면 생명의 위대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전망대라며 차를 세운다.

도로 아래로 깊숙한 계곡인데 쭉쭉 뻗은 힘찬 산줄기이나 퍼석퍼석 흙산이라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계곡 아래쪽만 푸릇푸릇한 걸 보니 물길이 지나가는 곳인가 본데 물의 보이지 않는다.

길 옆 산에는 사막지대에서나 볼 수 있는 날카롭고 뾰족한 잎들을 매단 나무들이 듬성듬성,

안타까운 풍경이지만 여행의 여흥이 남아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다.

 

 

 

 

 

 

 

 

 

 

 

 

 

 

 

 

얼마를 달려 제법 가구수가 많은 아발라에 도착한다.

잠시 쉬며 물을 공급받고 커피를 마시잔다.

우리 팀 몇 명은 시장 구경을 하자며 잠시 커피집 뒤 골목으로 들어간다.

색다른 모습의 시장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몇 명의 남자 아이들이 따라 온다. 밝고 경쾌하고 씩씩하다.

애들 만나면 줄려고 사 간 볼펜을 주었더니 그 때부터 끈질기게 더 따라 붙는다.

대놓고 달러를 달란다. 주변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면 잽싸게 앞에 나타나서 포즈를 취한다.

시장 끝 가게에 들러 과자라도 사 줄 양으로 들어 갔는데 어데선가 나타난 아이들이 서른 명도 넘는다.

큰 아이들은 축구공을 사 달란다.

가게 주인의 중재로 과자는 어떻게 나누어주었는데 축구공은 더 혼란이 야기될 것 같아 결국 사주질 못했다.

질서 따윈 아랑곳없고 거친 생존의 내음만 물씬나는데 밝고 환한 표정이 안타까웠지만 애들이 두렵기까지 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시장에서 돌아와 들른 커피집은 성업중이고 다른 분들은 이미 커피를 다 마셨다.

에스프레소잔에 넘치도록 커피를 담고 설탕과 함께 내미는데 평소에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쓰지 않고 향이 좋아 마실 만 하다.

바로 앞 길가엔 가축들이 떨어진 먹이를 찾아 헤매고 도로엔 페트병 빈 물통과 쓰레기가 범벅이다.

자리를 옮겨 점심 먹을 식당으로 가는데 이번 길엔 현지요리사가 동행했고 식당 주방을 빌려 서너가지 요리를 해 오는데 음식은 먹을 만 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다시 달려 가는 에트라에일화산으로 가는 길

포장도로인데도 모래가 날아와 도로위를 덮고 있어 자욱한 모래속을 달린다.

서너 시간을 달리더니 차는 황량한 사막속으로 들어가며 속도를 높인다.

자욱한 모래폭풍속이라 길이 어딘지 분간이 되지 않고 차 안으로 들어온 먼지는 코와 입을 거쳐 목까지 메이게 한다.

앞에서 달리는 차들도 보이지 않고 도로도 정확히 구분이 되지 않아 결국 앞차를 놓치고 만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먼지속에 간간히 낙타들이 나타난다.

이리저리 한참을 헤매다 우리차를 기다리는 세 대와 합류하고 얼마 안 가니 까만 화산바위 지형이다.

녹아 내린 마그마가 진흙 상태처럼 굳어 광활한 대평원을 이룬다.

물하나 보이지 않은 그 황망함 속에 그래도 풀같은 게 나 있고 가끔 도마뱀같은 것도 지나가고 정말 깜짝 놀라게 사람들도 어디선가 나타난다.

안타깝다가 놀랐다가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 곳은 정말 조물주가 버린 땅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드디어 도착한 에트라에일화산 바로 아래, 도담캠핑장

말이 캠핑장이지 아무것도 없는 그냥 화산지대다.

얼기설기 나무로 엮은 움막같은 것만 두어개,,,

황망한 모습에 그저 웃음만 나온다.

그래도 사람들의 흔적은 나름 돌로 구역을 만든 방.

그 곳에 직원들이 스폰지매트를 깔아 주면 잠자리겸 방이 되는 곳에 짐을 내려 놓고 활화산에 갈 준비를 한다.

매캐한 황산 냄새와 어둠에 대비해 마스크와 헤드랜턴을 끼고 경사낮은 에트라에일 활화산구역으로 향한다.

여긴 적갈색 화산재 구역이다. 그리 높지않은 경사라 삼십여분 가뿐하게 오른다.

산꼭대기엔 여러 개의 움막이 있는데 예전엔 여기에서 밤을 새웠다고 한다.

바람이 부니 황산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현지가이더의 설명을 듣고 다시 분화구로 내려 간다.

삼십여 미터를 내려가면 다시 광활한 화산재 지역, 그곳을 지나면 거대한 분화구다.

분화구에선 멀리서도 용암 끓어오르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온통 하얀 수증기다.

벌겋게 끓어 오르는 용암을 볼 거라 기대했었는데 다들 실망한 상태에서 그래도 용암을 볼까 기다려 본다.

해가 넘어가고 현지가이더가 한 사람씩 불러 손을 잡고 아래를 가리키며 보라는데 정말 그 안개속에서 손톱만한 붉은 용암을 보고 헛웃음을 짓는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보여주려는 현지인들의 마음이 고맙다.

 

 

 

 

 

 

 

 

 

 

 

 

내려 오니 저녁이 준비되어 있다.

일반적인 여행용 식사라 먹을 만하다. 아니 이 곳에서 이런 식사라면 그저 황송할 따름이다.

티슈로 대강 얼굴을 정리하고 자리에 눕는다.

사막의 밤은 춥다더니 전혀 춥지 않고 뜨뜻하다. 그렇다고 땀이 배어 나오진 않아 견딜 만 하다.

벌레 한 마리 달라들지 않고 이불 덮을 필요도 없다.

어디서도 할 수 없는 생소한 경험에 처음의 황당함은 접어 두고 농담도 주고 받고 노래도 부르고 그러다 어느새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