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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유럽

10월 12일 자•타•산 완타쓰 7일째, 팜플로냐에서 에스떼야까지

2022년 10월 12일

팜플로냐 ~ 용서의 언덕 ~ 에스떼야 46.9km


Hostel Casa Ibarrola 출발



우리가 묵었던 캡슐형 신식 숙소
커텐만 닫으면 완벽한 개인 공간 확보
매니저도 친절하고 주방도 있어 편안하게 보냈던 곳.



Taconera 공원 Monumento a Julián Gayarre 동상앞에서 까미노길 확인합니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새벽~~ 누군지도 모르는 수많은 동상앞에서 오늘도 인증
까미노길 시작 코스를 찾는 건 항상 어려움, 구글 지도를 활용했지만 알바는 기본



예쁜 마을을 지나 평지 자갈길로 접어 듭니다. 자전거가 내내 툴툴 흔들립니다. 멀리 성같은 건물이 보이네요. 유럽 같습니다. ㅎㅎ



오르막끝에서 만난 쉼터~~~
잠시 화장실 찾아 마을 쪽으로 찾아 가니 마을 무덤이 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싸이즈~~ 삶과 죽음이 공존합니다. 
내려 오니 길에서 만났던 흥겨운 순례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네요. 이 곳에서는 모두 열린 마음입니다.



San Andrés Church 도착
쎄요받고 약간의 기부금냅니다.
기부금 받는 곳, 입장료 받는 곳, 무료로 들어가는 곳,,,다양합니다.
여긴 아담하고 단아한 곳입니다. 이런 곳이 더 정감있습니다.



마을을 지나는 들판길에서 까미노심볼 조가비와 노란 화살표 만납니다.
잠시 숨을 고를 새도 없이 다시 오르막 오릅니다.



오르막 저 편에 풍력발전소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풍력발전소가 보이기 시작하면 '용서의 언덕'이 그 뒤라 했으니 다시 힘을 내어 봅니다. 길은 다시 가파른 내리막, 저 멀리 더 가파른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람 한 명 다닐 정도의 좁은 길에서 체리 렉에 다시 문제,,,
스페인 바이커들 떼로 올라와 얼른 자리 비켜 줍니다. 
우리가 끌바하는 구간을 주저없이 올라 가네요. 



숲 속에서 개들이 사납게 짖기 시작합니다. 길 주위를 어지럽게 뛰어 다니고 서너 명의 사람이 개들을 쫓고 있습니다.
사냥하러 온 모양인데 사람에게는 관심없는 듯 보이지만 긴장은 잔뜩하게 되네요.
 
사냥개로 인한 긴장 속에 용서의 언덕에 올랐습니다. 유명한 순례자 조각상과 커다란 십자가, 세계 주요 도시 방향 표지판, 그리고 몇 대의 자동차, 사람들, 그리고 풍력발전소 프로펠러,,,뭔가 어수선합니다.
거기다 우리는 인증샷 찍는다며 자전거타고 한 바퀴~~~
 
순례자의 조각상 주위로 바람이 소리를 내지르며 지나갑니다.
'용서'라는 의미를 새겨볼 분위기가 아닙니다. 
그 분위기에 맞춰 간식까지,,,



생장 숙소에서 만났던 청년과 해병대에서 금방 제대한 청년은 그야말로 선남선남,,,,
훈훈한 외모에 서글서글한 성격, 마음에 맞는 길동무까지 만났으니....참 좋아 보입니다.
근데 자전거타는 우리랑 같이 걷고 있으니 살짝 민망해지네요.



저 아래로 너른 들판과 마을이 내려다 보입니다.
가파른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네요. 내리막이 시작되는 곳에 전쟁때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는 돌무덤도 조성되어 있습니다.
급경사에 돌길 내리막길을 안단테형님이 먼저 출발합니다. 조심조심 주의를 기울이는데 팀장님이 돌에 미끄러져 넘어집니다. 앗싸, 현장 포착!



마을이 가까워지나 봅니다.  길은 순해지고 편안해집니다. 마을 입구에서 작은 성모상과 십자가를 지나면 Obanos 성당을 만납니다. 마침 종소리도 들리네요. 종소리는 둔탁한 쇠소리가 섞여 있습니다. 은은한 에밀레종소리와 비교되네요.

 
 
Puente La Reina – Gares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이제 일상처럼 되어 버린 와인에 고기, 그리고 바게트와 샐러드,,, 시간에  맞춰 먹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아르강에 세워진 아름다운 다리를 건넙니다. 까미노길에서 만나는 다리는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무겁고 단단한 돌의 남성성이 곡선의 아치로 탄생되며 부드러운 여성의 이미지로 재탄생됩니다.

 
 
제법 높은 산이 있는 지형이 나타나니 업힐 구간이 더 많아집니다. 빗물에 씻겨간 움푹 패인 길 때문에 다시 끌바로 전환,,,,혹시라도 넘어져 사고칠까 봐 더 조심하게 되네요.

 
 
까미노의 가을은 텅 빈 황량함~~~ 그러다 만난 담벼락 단풍. 우리나라처럼 선명하진 않지만 담쟁이가 생각나 잠시 달리기를 멈추고 숨을 고릅니다. 

 
 
조가비 까미노 표시 대신 길바닥에 순례자들이 만든 까미노 화살표도 만나네요. 이런 작은 것들에 힘을 얻습니다.



수확 끝난 포도밭을 지납니다. 남아 있는 포도를 찾아 봅니다. 알이 아주 작은 포도 송이를 발견합니다. 시기가 지났는지 알갱이는 약간 시들해있습니다. 근데 엄청 답니다. 안단테님 뒷바퀴에 튜브 바람이 빠진 것 확인, 포도밭에서 노는 시간이 조금 길어졌습니다.



Cirauqui에 도착합니다. 잠시 휴식하며 포도 간식타임.
중세에 만들어진 로마 다리도 지납니다. 아름다운 아치 돌다리인데 관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안타깝네요.

 
 
고속도로 위로 난 철다리를 지납니다. 여기는 올리브밭이네요. 올리브밭 안쪽에 쉼터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주인없는 올리브밭에서 순례자의 흔적과 잠시 시간을 나눕니다.

 

마지막 힘을 내어 드디어 에스떼야 Estella 도착
San Juan Bautista Church도 지나고 아름다운 동산, 아름다운 강도 지납니다. 곳곳이 예쁜 에스떼야네요.

 
 
오늘도 고기로 레스토랑 저녁,,,,누군가는 스페인에서 꼭 먹어야 된다는 빠에야도 드셨네요.
Albergue de peregrinos de Estella 숙소로 돌아와 와인 마시며 하루 마무리합니다.



기대가 컸던 용서의 언덕은 생각했던 것 보다 쉽게 올랐고 어수선한 분위기로 실망.
숙소 주변 조그만 동산과 그림처럼 아름다운 에스떼야가 모든 것을 보상해 줍니다. 

오늘도 열심히 즐겁게 잘 달렸습니다.

"부엔 까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