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유럽

10월 18일 자•타•산 완타쓰 13일째, 캐리온에서 레온까지

2022년 10월 18일

캐리온에서 레온까지 100.6km

순례 시작 후 최고로 달린 날
 
오늘도 자전거 점검, 이제 자연스런 아침 일상, 다행히 별 일 없는 자전거.
숙소앞이 좁아 마을 공원앞에서 인증, 잎 잘린 플러타너스 나무, 뭉툭한 가지 끝이 인상적입니다.

 
 
저 멀리 수평선, 구름 낀 파란 하늘, 휑한 늦가을 들판~
고도가 별로 없는 길이라 마구 달린다. 
도보길과 나란한 차도로 달리니 걸어가는 순례자들에게 미안하지 않아 참 다행입니다. 

 
 
San Zoilo 수도원, 굳이 계단으로 무거운 자전거를 들고 힘을 써 봅니다.
마을마다 성당, 수도원, 교회가 있지만 문이 잠겨 있는 곳이 많습니다. 여기도 그런 곳~

 
 
쿠에자~
화장실 찾아 마을로 들어가 잠시 쉬는데 기계 가지고 일하러 가십니다.
엄청난 크기의 기계에 입이 쩍 벌어집니다. 바퀴가 내 키만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인 듯한 두 명이 한대씩 몰고 가는데 아마 추수 끝난 밀밭 갈러 가는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머리 맞대고 길 탐색하는 팀장님과 안단테 형님, 수고가 많아요.
노란 까미노 표지판만 따라 가면 된다는데 의외로 종종 길을 잃게 되네요.

 
 
독일부터 왔댔나? 캠핑장비까지 싣고 다니는 대단한 한국 청년을 만났습니다.
궁금증이 많은 안단테형님, 한참을 기다려도 질문이 끝나지 않습니다.
여자 둘은 마을 언덕에 앉아 있는 사람 발견하고 그리고 갑니다.

 

구릉 아래 돌아가며 동굴 형태의 자그마한 집이 있는데 팀장님이 고대 집터 유적지라 했는데 와이너리였다네요.
그리 깊은 건 아니라 오크통 2~3개 들어갈 정도의 크기, 구릉을 빙 돌아가며 있어 집집마다 하나씩은 있었을 듯합니다.
각 와이너리마다 굴뚝같은 걸 만들어 온도와 습기 조절을 하나 봅니다...
구릉 위에 의자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아까 앉아 있던 사람은 내려갔나 봅니다. 덕분에 의자에 앉아 들판을 굽어 봅니다.   그야말로 광활하나 주변에 포도밭은 보이지 않습니다.

 

구릉 아래서 간식을 먹습니다.
알베르게에서 삶은 계란과 감자에 아침에 먹다 남은 밥, 남은 우유
밥과 우유는 두고 가자니 우유에 밥 말아 먹으면 맛있다고 가지고 가자 하는 슈퍼맨형님
우유밥 한 숟갈 먹어 보니 고소하니 먹을 만하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먹게 될 줄은 몰랐다. 

 

모라티노스~
나무에 장식해 놓은 뜨개 덥개가 특이하면서 예쁘다. 
 
 
사하군~
순례자 동상있는 성당에서 쎄요받고
 
 
 
중간 중간 지나치며 만났던 핑크옷 미국인 라이더, 흥겨운 그의 태도에 같이 즐겁다.
가는 중에 친구만나 달리던 모습 발견
까미노에선 친구와 가다 혼자 가다~
 
 
 
엄청난 두께의 성곽 흔적을 발견했으나 선두는 달려 가 버리고,,,,
너무 아쉬워 팀장님과 성곽 아래로 가 보니 깨끗한 하천이 흐른다.
한 바퀴 휘~~~돌아 보고 싶은데 선두가 보이지 않으니 아쉬운 마음을 안고 돌아나오는데 멀리 가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
미안하고 고맙고 아쉬운 복잡한 마음
여행 스타일이 다르면 싸우기도 하고 그게 길어지면 헤어지기도 하는데, 우리 팀은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깐또 다리
가을빛 머금은 나무, 바닥이 보이는 깨끗한 물, 튼튼한 아치 다리 
까미노에서 만나는 돌다리는 비슷한 듯 다른 형태로 어느 것이나 다 아름답다.
 
 
레스토랑 점심 시간 맞추기가 어려운터라 마트에서 빵, 음료, 과일 사서 마을 공원에서 후딱 점심 때운다. 
시간 절약해서 좋고 이 정도 식사는 그래도 먹을 만하다.
주변에 거대한 쓰레기통이 많아 식사 후 처리도 간편하다.
 
 
 
또 만난 와이너리유적지
여기는 규모가 조금 더 크다.
 
 
고가도로 건너다 내려다 본 4차선 도로.
도로도 하나의 들판이 되어 휑하다. 
 
 
비아렌떼 다리
길고 보수 공사도 했는데 다리 아래 공원이 아름답다.
쉬자고 하는 사람은 항상 나, 공원으로 내려 가 보자. 
긴 데크 다리는 강물 위 숲으로 나 있다. 
마침 사람이 없어 자전거 타고 숲 속으로 들어가 본다. 마음같아선 여기에서 하루 쉬고 싶다.
좋다. 너무 좋다.
돌아 나오는 길, 바위에 얹힌 부엔까미노 적힌 돌...따뜻함이 전해져서 행복했다.
까미노에서 만나는 베품의 현장. 
 
 
오늘 종착지 레온 도착~~~
점심이 부실했던터라 저녁은 제대로 먹자며 중국집을 찾아 나섰다.
먹이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중국집을 찾았으나 불이 꺼졌다. 길에서 만난 아저씨가 중국집 있는 곳 설명을 해 주다가 못 알아 듣는 것 같으니 직접 중국집까지 데려다 줬는데 여기도 문이 닫혔다. 세 번째 집을 찾았으나 또 실패. 결국 숙소앞 KFC로 향한다.
주문하는데 애로가 있어 원하는 그림대로 나오지 않았으나 엄청 먹었다. 프리 콜라와 함께~
치킨은 어디서나 진리다. 
 
 
돌아오는 길에 까르푸에 들러 충전기 연결선, 팬티, 수건 등 소소한 생필품 산다.
내일은 휴식이라 콜롬비아산 럼주에 와인 맥주 과일 등 안주거리와 아침거리까지 사고
최고로 달린 피로 삭이며 휴식이 주는 달콤함 100% 즐기기
 
 
 
넓은 벌 서쪽 끝으로 무지하게 달린 날
걷기엔 무서운 길~
자전거엔 최고의 길~
군데 군데 멋진 풍경은 머리속에 각인

쉼이 행복한 날~

"부엔 까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