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20일 ~ 10월 4일
제7일, 9월 26일 화요일
강진곰파(3870m) ~ 체르코리(4980m) ~ 강진곰파(3870m)
5시 기상, 5시30분 식사, 6시 출발
4980m 체르코리 올라가는 날
출발 전 강진곰파 뒤쪽 설산에 해가 비친다.
모두 흥분한 상태로 휴대폰을 들고 나선다.
며칠 간의 날씨로 걱정하고 있던 마음을 말끔히 날린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화창하게 갠 맑은 날, 롯지 뒤 체르코리로 향한다.
약 1000여m를 오르는터라 고산증이 올 수 있어 타이레놀과 따뜻한 물, 보온용 패딩을 챙긴다.
마을을 지나 언덕을 향한다.
좁지만 확실한 길로 기분좋게 출발~






템바와 도르제가 돌아가며 선두와 후미를 맡는다. 언덕을 지나 만나는 계곡물은 설산에서 내려오는 네팔 생명수, 빙하수다.
작은 나무 다리가 설치되어 있는데 살짝 흔들린다. 템바가 사람들 손을 잡아 준다. 폭은 좁은데 물살이 세서 삐끗하면 위험할 수도 있겠다.



돌아보면 그저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이다.


땅바닥엔 키 낮은 식물들
철쭉닮은 꽃은 네팔 사람들이 향으로 쓰는 것이라 주변에 가면 네팔향이 싸아하다.
지천에 에델바이스다.
꽃, 열매들은 색이 선명하다.
포터 두 사람이 짐을 매고 올라온다. 가스통도 보인다.






파란 하늘이 보이면서 설산이 조망된다. 아래 계곡 넓은 곳은 비행장으로 사용되었던 곳, 롯지사장들의 항의로 비행장은 폐쇄되었단다. 충분히 이해된다.




구름이 몰려가더니 7234, 랑탕리룽 설산봉우리가 나타난다. 갑자기 분주해진다.
봉우리가 나타나는 순간, 인증샷
구름 몰려오다 다시 봉우리, 감탄
한참을 인증샷 찍으며 감탄사 남발 시간이다.
골골이 구름이 넘나드는 선계
오늘 올라갈 체르코리도 선명하다.
랑탕계곡 맞은편 간자라패스 빙하지역도 간간히 조망된다. 희열, 감탄, 감사









괴산 막장봉에서 만난 의자바위를 랑탕에서 만나다니, 이런 반가울데가!
형님격 바위는 조금 더 크고 조금 더 높다.
그 아래로 올라온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초지엔 용담꽃, 에델바이스가 무리를 지어 피고 있다. 선계다.






10시 50분 야크떼가 풀을 뜯는 평원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먹는다. 포터가 매고 오던 가스통의 용도가 이거였다.
풀을 뜯는 야크떼 사이로 새끼야크도 보인다.
용담, 에델바이스가 지천으로 바위 위에까지 피어 있다.









짐 들고 온 포터의 웃는 모습이 그야말로 천진무구. 저 아버지는 아들과 왔는데 그 아들은 나이가 제일 어리다. 그 아들은 또 평생을 포터로 지내야 할 지~~~
라면은 그야말로 꿀맛
새콤달콤한 따뜻한 레몬차로 입가심하고 다시 오르막~~~





4500이 넘어가며 원시 느낌 바위 지대다.
바위 사이사이 바람을 피해 꽃보다 진한 빨간 잎으로 존재를 알리는 식문들.
일행들의 속도는 점점 늦어져 도르제와 선두에 나선다.












4980 정상은 바람에 흔들리는 타르초소리로 귀가 먹먹할 지경이다. 길게 드리워진 타르초가 한 방향으로 힘차게 나부낀다. 곧 이사장님이 도착하고 미리 기념사진과 주변 모습을 담는다.
운무가 끼어 설산은 시야에서 사라졌다. 오로지 체르코리에 집중한다.
체르코리 바람은 타르초의 불경을 북으로 북으로 하염없이 날린다.









일행이 올라오고
극심한 감기 몸살로 함께 하지 못한 이번 트레킹 대장님의 지시로 의식을 행한다. 작은 돌탑을 만들고 제를 올리고 천부경을 읽고 재영이 살풀이, 아리랑 삼창으로 의식을 마무리한다.





시간이 꽤 지체되었다.
우리 일행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시간만 나면 엉덩이를 대고 앉는다. 평소 등산과는 먼 분들이라 이해는 되지만 어두워지면 곤란한데~~
결국 도르제와 둘이 앞장서고 뒷사람들 따라 붙으라고 되도록 쉬지 않고 내려간다.






차와 간식을 들고 올라온 포터 두 명~
30분안에 갈 수 있다.
그러나~~~ 또 앉고 또 앉고~~~
결국 해가 넘어가 버렸다.
다시 포터들이 렌턴을 들고 올라왔고 휴대폰 후레쉬 켜고 내려왔다.
계곡 나무 다리에선 템바가 물에 들어가 우리를 부축했다.
결국 6시 50분이 지나 도착, 8시간 계획하고 올라갔는데 12시간 50분이 걸렸다. 헐~~
평소에 건강하신 종사님도 힘들다는 말씀을 하시고 허샘은 이제 네팔은 고만~ 작별을 선언한다.
나도 이 팀과는 안녕~~~


저녁먹고 그래도 1시간 남자분들의 훌라 타임.
바람부는 정상에서 오래 기다려서 그런지 살짝 감기끼가 있어 윤사장님께 감기약을 얻어 먹고 날진 물통, 가죽주머니 물통에 뜨거운 물 담아 침낭에 넣고 이불까지 뒤집어 쓰고 뜨끈뜨끈하게 잤더니 감기끼는 가라앉았다.
잠깐 잠깐 깨어있는 시간에도 귀에는 계속 체르코리 바람소리가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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