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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네팔

히말라야 랑탕 & 할렘부 트레킹 13박 15일 , 10일

2023년 9월 20일 ~ 10월 4일

 

제10일, 9월 29일 금요일

간자라하이캠프(4700m) ~ 간자라패디(4300m) ~ 로덴드론숲 ~ 랑탕빌리지(3430m)


 7시 식사

 

바위가 떨어지는 듯한 벼락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뜬다. 뭐지? 그래도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바깥 상황에 귀를 기울인다. 텐트에서 사락사락 비 오는 소리가 들리고 더 이상의 벼락소리는 없다. '안 죽고 살았구나!'

손을 등 뒤로 넣어보니 땅바닥이 뜨뜻하다. 내 체온으로 땅의 냉기를 데웠구나. 하~~~

옷 입은 채로 나오니 눈이 내렸다.  사락사락 소리는 비가 아닌 눈이었다. 주변이 온통 하얗다. 많이 쌓인 건 아니지만 하얀 눈세상이다. 새로운 풍경에 어젯밤의 추위는 싹 사라진다.

눈 내린 랑탕의 바위산 설국, 환상이다.

포터들은 여전히 분주하고 팀원분들도 다 일어나셨다.

모닝차로 따뜻한 홍차, 아침은 뜨뜻한 누룽지.

물도 부족할텐데~~

어쨌던 추위로 얼은 몸은 싹 녹는다.

벼락소리의 출처는 어딘가에서 일어난 눈사태였을지도~~


식사를 하며 이사장님이 코스변경을 의논한다. 5000고지 간자라패스 넘기가 불안한 상황~~

눈이 있을텐데 준비 상황이 너무 열악~~

모두 돌아내려가는 것으로 의견 일치~~

왜 준비를 이렇게 했는지 아쉽고 안타깝다.

그나마 눈까지 내린 상태라 최고의 풍광을 선물로 받는다. 걷는 내내 낭시샤르카 뒤 설산을 보며 내려온다. 눈만 들면 보이는 풍경에 감탄, 감사~~

구름 하나만 움직여도 새로운 풍경

내내 사진에 담는다.

제대로 된 길이 아닌 바위를 타고 넘느라 발끝에 힘을 주며 조심조심 내려오는데 커다란 짐을 맨 포터들은 스틱도 없이 위태위태한 길을 쓱쓱 잘도 내려간다.

뒤 돌아보니 밤새 내린 눈이 녹았다.


한 바탕 바위 구간이 끝나고 길없는 너덜계곡구간.

포터들이 짐을 두고 다시 올라와 개인별 에스코트, 손을 잡기도 하고 어깨를 감싸기도 하고 몸을 언덕쪽으로 밀어 주기도 한다. 이렇게까진 안 해도 될 듯 한데, 템바의 지시(?)가 있었을 듯~~ 하여튼 고맙다.


풀 있는 내리막부터 길은 조금 쉬워지고 바위 분지, 다시 오르막 올라 돌탑 고개까지 설렁설렁 잘도 걷는다.

천국같은 분지형 평원에서 도르제가 준 빙하수를 마신다. 가슴 속까지 시원한 랑탕 빙하수.


로덴드론숲에 들어선다.

주렁주렁 거미줄 풀들이 원시의 분위기를 만든다. 나는 그 나무에 랄리구라스를 피우고 혼자만의 행복한 상상속에 빠진다.


강진곰파를 들리지 않고 바로 하산~~

바위 스투파, 마니차, 불경이 새겨진 돌담, 싱아숲을 지나고 독일, 네덜라드에서 온 트레커도 만난다.


올라올 때 묵었던 그 롯지에 안착

이제 내려갈거니 따뜻하게 샤워~~

난로피운 따뜻한 다이닝룸에서 커피, 빵 먹으며 독서~~

완전한 평화, 힐링 타임!


훌라의 밤

템바의 여사장의 노래소리

네팔에서 보는 한가위 보름달

한가롭고 여유로운 완전히 행복한 랑탕의 밤이 익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