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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네팔

네팔 쿰부 히말라야 트레킹 몽라에서 쿰중, 상보체, 푸르체를 거쳐 타메까지

2017년 9월 26일부터 10월 10일까지 14박 15일 네팔 쿰부 히말라야 트레킹


10월 6일 열하룻 날, 몽라에서 쿰중을 거쳐 상보체를 지나 타모를 거쳐 타메까지

* 몽라 3973m, 쿰중 3780m, 상보체 3720m , 푸르체 3390m, 타메 3820m

* 몽라에서 타모까지 6시간 소요. 타모에서 점심, 타메 꼼빠까지 3시간 30분 소요. 걸은 시간 9시간 30분


트레킹 아흐레째

5시에 차가 배달되어 왔다. 피곤해서 눈이 잘 떠지지 않는다. 차를 마시며 정신을 차린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6시경에 아침을 먹고 6시 40분에 출발했다. 오늘은 타메까지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한다.

3900m의 몽라와 비슷한 높이의 산길을 따라 길을 걷는다. 산 아래 몇몇의 집들은 아득하고 어제 밤에 들렀던 상제 도르제 동굴도 눈 아래에 있다. 뒤를 돌아 보니 몽라가 눈 높이에 있고 왼쪽 하늘엔 6000m 아마다블람이 우람한 자태를 드러낸다. 산의 허리를 따라 외길로 난 길이지만 고도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걷기 편한 길이다. 어느덧 넓은 평지 길이 나타나고 셀파들의 고장 쿰중에 도착했다.






쿰중은 이번 트레킹 중에서 들른 마을 중 가장 넓은 곳이었다. 과거 원장님이 이 곳에 들렀을 때 가이더가 사는 집도 있다고 했다. 마을 입구에 제법 규모가 큰 학교도 있었다. 큰 길에는 몇 개의 가게들이 있고 장신구며 야크로 만든 숄등을 내걸어 놓고 있었고 마을 뒤론 꼼빠도 두 개나 되었다.고등학생 정도의 나이로 보이는 소녀가 있는 가게에서 일행들은 몇 개의 숄을 구매하고 마을 뒤쪽에 있는 꼼빠로 향했다.








각각의 집들이 깔끔하게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집들과 집들의 경계는 돌로 정성스레 쌓아 돌담을 만들었고 창틀은 화려한 색으로 장식을 했다. 특히 태극 무늬의 집이 있어 신기하면서도 반가웠다. 꼼빠 앞에 있는 집에서 젊은 새댁이 아이들 머리를 감기고 있었다. 우리가 인사를 하고 있으니 이웃집 아이들 몇몇이 더 다가왔다. 아이들은 이런 일상이 그리 낯설지 않은 느낌이다. 새댁에게 나이를 물으니 스물 일곱이란다. 같이 같던 서른 여덟 지현이가 나는 아직 결혼도 못 했는데,,,,새댁과 함께 잠깐 웃을 수 있는 시간.

집 바로 옆 꼼빠에 들러 예를 올리고 기념으로 사진을 찍곤  다시 타모로 발길을 향했다.








꼼빠에서 나와 다시 마을 앞으로 내려 왔다. 타모로 가기 위해서다. 날은 화창하고 멀리 고산들은 제 모습을 맘껏 드러내었다. 마을앞은 부촌답게 넓직넓직한 밭들과 정성스레 쌓은 돌담이 다시 한 번 눈에 들어 왔다. 




타모로 가는 길은 그림같은 길이었다. 뒤로 설산이 배경이 되고 그 앞으론 잘 정돈된 자연 정원이었다. 잔디 정원같기도 하고, 잘 가꾼 소나무 정원 같기도 한 풍경들이 가는 내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어디나 그림이었다. 그러다 현지 주민이 나타나 그야말로 화룡점정이 되었다.

그림같은 길을 벗어나니 향나무 군락이 나타났다. 산 전체를 뒤덮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향나무 그늘로 걸을 수 있어 걷는 맛이 더 좋았다.

향나무 군락을 벗어나니 한 채의 롯지가 나타나고 넓직한 공간이 나타났다. 상보체란다. 예전에 비행장이 있어 붐볐는데 지금은 한 채만 남았다. 세 갈래의 길이 나누어 지는 곳이기도 했는데 쿰중, 남체, 타모로 가는 곳이었다. 상보체를 지나니 피곤이 밀려 왔다. 걷는 게 점점 힘들고 호흡에서 단내가 나는 것 같았다. 몇 발짝만 걷는데도 숨이 찼다. 눈이 자꾸 감기며 잠이 왔다. 비몽사몽,,,그냥 무의식처럼 걷고 있을 때 쯤 마을이 나타났다. 타모였다.










시계를 보니 12시 40분, 6시간을 걸어 온 터였다. 점심은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잠시 기대어 눈을 부치고 2시에 출발했다. 마을에 있는 비구니꼼빠인 타모 꼼빠를 들렀다. 원장님께서 저 번 방문때 꼼빠를 다시 짓고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이번에 완성된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꼼빠 건립 기부금도 내신대다 그 때 계신 비구니스님도 계셔 감회가 남다르시나보다. 스님들이 이런 인연 덕분인지 차와 다과를 내 주시고 절 안내도 자세히 해 주셨다. 꼼빠 구성원은 전부 비구니스님인데 총무격인 스님은 남자 스님이다. 메일 주소도 알려 주시고 스님이 근무하는 사무실 전화도 알려 주신다. 이렇게 또 인연의 끈을 연결했다. 

새로 지은 화려한 꼼빠를 돌아 나오는데 스님들이 계시는 방은 예전 그대로라 쓰러질 듯 위태위태하다. 저 곳에서 주무시고 저 곳에서 수행하신다. 그래도 그 분들의 표정은 그저 평화롭다.











두드코시강을 따라 계속 오르막이다. 강만 건너면 더 빨리 갈 수 있으련만 강의 시작 지점까지 올라가서야 다리를 건널 수 있다. 다리가 시작되는 큰 바위에는 구루린포체와 불경을 그려 놓았다. 다리 아래로는 계곡 상류의 힘찬 물길이 용트림을 하고 있다. 지금에사 쇠로 된 철다리를 건너지만 과거엔 위태위태한 밧줄이었던지 아니면 사람의 힘으로 건널갔을 터,,,, 종교에 의지해야 건널 수 있는 용기가 생겼을 것이다.

다리를 건너 터덜터덜 힘겨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커다란 향나무가 나타나고 한 채의 롯지가 보인다. 오늘 도착지 타메다.



타메는 쿰중처럼 넓은 밭이 마을 앞을 차지하고 마을 뒷산 위에 꼼빠가 보인다. 밭과 밭 사이가 예쁜 돌담으로 둘러쳐져 있고 그 사이를 맑은 물이 흐르고 있는 것이 다른 곳과 달랐으며 더욱 풍요로워 보였다.

마을 길가엔 노란 소국도 피어 있고 길 가 롯지엔 한 팀의 무리가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마을을 다 지나도록 앞서가는 가이더가 롯지에 들어가질 않는다. 참다 참다 도무지 궁금해 오늘 묵을 롯지를 물으니 세상에 저 언덕 위에 있는 꼼빠 바로 윗집이란다. 아~~~원장님께서 저번에 꼼빠 위에 있던 롯지를 봐 두었다며 거기서 묵는다고,,,,,

100여 미터를 더 오르는 것 같았다. 마음이 힘드니 몸은 더욱 힘들었다. 화도 살짝 났다. 날도 서서히 어두워져왔다. 롯지에 도착하자 저녁 먹기 전 꼼빠에 가잔다. 난 도저히 갈 수가 없어 그냥 방에 누워 버렸다. 한참을 쉬고 있으니 꼼빠 간 분들이 돌아 오고 컴컴해서야 저녁을 먹게 되었다. 저녁은 현지식 달밧과 치킨커리였는데 향이 진하지 않고 우리 입맛에 맞게 만들어 맛있게 먹고 좀 이른 시각에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