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26일부터 10월 10일까지 14박 15일 네팔 쿰부 히말라야 트레킹
10월 7일 열이튿날, 타메에서 콩데까지
* 타메 3820m, 콩데 4250m
* 타메에서 콩데까지 8시간 30분
트레킹 열흘째
오늘도 역시 5시에 차가 배달되어 왔다. 어제 푹 자서 그런지 몸은 가뿐했다. 밖을 나가 보니 아침 햇살이 설산을 비추고 있었다. 황금빛 화려한 일출 모습은 아니었지만 햇살이 사방에 퍼져 가는 모습은 천지 개벽하는 순간에도 이러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잠깐 들었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어제 들르지 못한 타메꼼빠를 들렀다.
타메 꼼빠는 위치가 위치인지라 전망이 너무 좋았다. 사방을 두른 설산하며 아래의 마을하며,,,여전히 또 한 폭의 그림이었다. 위에서 아래에 있는 마을을 포근히 안아주는 듯해 마을 사람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타메 꼼빠는 아주 오래되고 규모도 큰 절이었다. 어린 동자승까지 35명 정도의 스님이 계신단다. 법당에 들러 간단하게 예불을 드리고 나왔는데 어제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던 길 가 풍경이 아침 햇살과 함께 확연히 드러났다. 언덕 위 시작부터 꼼빠까지 롱따, 타르초, 몇 기의 초르텐, 꼼빠와 부속 건물까지 길을 따라 죽 늘어서 있어 그 자체가 아름다운 엄숙한 위엄이었다. 특히나 자연의 모습과 연결된 각각의 모습도 예쁘고 전체적인 모습도 아름다웠다. 위에서 내려다 보니 마을의 규모는 훨씬 컸고 농사짓는 땅의 규모도 여태껏 본 곳 중에서 제일 넓은 것 같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어제 툴툴거렸던 모습을 반성하고 트레킹 마지막 날을 힘차게 시작했다. 아침 햇살은 힘차고 강렬하게 쿰부히말라야 곳곳을 내리비추고 있었다.
향나무가 멋진 타메 마을 앞에서 어제 왔던 길 맞은 편 언덕으로 올라갔다. 아마다블람은 드디어 완전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태양과 신산 아마다블람에게 합장의 예를 올리고 향나무 정원같은 평원을 지났다. 조금 지나니 다시 광활한 평원이 나타나고 이어 그늘지고 습한 아열대림이 나타나는데, 여기도 시킴에서 봤던 모습과 비슷한 랄리구라스 군락 지역과 비슷했다. 어디서 향나무 냄새같은 게 났는데 향의 재료로 쓰이는 말리스라는 나무가 자생하고 있었다. 향긋한 말리스 군락도 지나고 서너개의 계곡을 지나니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모두 그 곳에 앉아 가져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독일에서 왔다는 팀은 아예 계곡길에 자리를 깔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나이는 다들 60대, 70대 정도로 보인다. 그들이 대단해 보이고 부럽기까지 하다.
시작부터 거의 직벽 수준인 아열대숲을 올라 간다. 아열대숲을 벗어나 능선에 다다르니 좁은 계단길의 직벽이 나타나고 아슬아슬 직벽길을 지나니 전의 다니던 길이 산사태로 무너져 사라지고 새 길이 거의 산정상부에 만들어져 있다. 새로 만든 길까지 가는 길은 돌을 깎아 계단으로 만들었는데 거의 직벽이라 내려다 보니 아찔아찔하다. 비도 살짝 내리고 있어 미끄럽기도 하다. 쇠줄도 있으나 단단하지 않게 묶여 있어 불안 불안하다. 이런 길이 거의 산 정상부까지 연결되어 있다.
새로 생긴 9부 능선의 길에 도착하자 끊임없는 외길 평원이다. 오르막은 없어 힘들지 않는다. 숲도 사라지고 랄리구라스를 닮은 키 작은 칼리가 군락을 이루고 말리스가 군락을 이루는 평원을 지난다. 가을 냄새 완연한 대평원이 펼쳐진다. 노랑, 주황, 갈색의 향연이 여기에서도 펼쳐졌다. 콩대 산은 안개로 모습을 감추었고 언덕을 넘어가는 바람과 자욱하 안개는 마지막 트레킹을 더욱 분위기있게 만들어 주었다. 콩대 롯지가 보이는 언덕에서 사진찍기 놀이를 즐긴 후 콩데 호텔에 도착하니 3시 30분이었다.
오르락 내리락 8시간 30분을 걸었다. 그래도 그렇게 피곤하진 않다. 오는 길에 만났던 독일 사람들은 트레킹에 대한 내 의지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콩데엔 다른 이름의 호텔이 두 개가 있는데 한 사람이 운영하다고 했다. 그리고 이 호텔밖에 없어 가격도 비싸다고 했다. 외관도 여태 묵은 곳 중 최고였다. 방엔 전기 장판이 있었고 충전 시설도 방에 있었고 개별 화장실에 샤워실까지 비치되어 있었지만 무용지물,,,아무것도 쓸 수 없었다.
트레킹 마지막 날이라 포터들과는 오늘 이별이다. 요리팀은 다음 날 아침을 먹어야 하기에 내일 헤어진다. 어쨌던 마지막 날이라 감사의 인사는 해야 될 것 같아 같이 식사를 하자고 했다. 그런데 팁을 받은 포터팀은 벌써 남체로 떠난 후였다. 요리팀들과 저녁 맥주를 한 잔하고 원장님께서 따로 팁을 주었다. 같이 앉아 있는데 얼굴 표정이 너무 불편해 보인다. 현지 가이더와 우리와 한 자리에서 밥 먹는 게 편치 않은 것 같아 저녁은 자기들끼리 먹게 했다. 그래도 요리팀이 마지막이라고 닭을 삶고 튀김도 하고 만찬을 준비했다. 고마운 사람들,,,,
저녁 먹고 마지막 훌라 타임.
허샘께 40달러 바가지 쓰고,,,,다음 판에 다시 배로 따고,,,시간이 지나며 탕진,,,후후후
아쉬움과 홀가분함이 뒤섞인 마지막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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