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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네팔

네팔 무스탕 트레킹(야라-산보체-쩰레-추상-카그베니-묵티나트)

네팔 무스탕 15박 16일(2018년 9월 19일 ~ 10월 4일)

9월 30일 야라(3150m) - 산보체-쩰레-추상(2980m)-카그베니-묵티나트(3760m)

 

마음이 있어야 바로 보인다.


오늘은 묵티나트까지 가는 날,

야라에서 데창콜라, 땅게를 지나 빠라 4170m를 넘어 추상을 거쳐 묵티나트로 가는 이틀 간의 여정이 어제 삼종을 갔다 오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고 이틀 치의 트레킹 구간을 짚차를 이용해 하루만에 가는 코스로 바뀌어졌다.

아침을 먹고 어제 짚차를 내렸던 곳까지 두 시간을 걸어 나간다. 강은 상류에서 건너므로 물에 들어 가지 않고 미리 건넜다. 계곡 가장자리 길이 있던 곳엔 전봇대도 보이고 세멘트 다리도 보이는데 워낙 지반이 약하니 조그만 비에도 쓸려 내려갈 수 밖에,,, 

중간 중간 끊어진 길, 넘어진 전봇대, 쓸려간 세멘트,,,,

저 공사는 언제나 시작될런지,,,



짚차를 타는 곳에서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모든 식구가 짚차 두 대에 타야 되는 상황인데 포터와 요리팀의 식구가 너무 많다.

짐은 모두 짚차 위에 올려도 도저히 사람이 다 탈 수 없다며 포터들 타는 차에서 한 사람을 태우지 않는다.

우리 차도 비좁기는 한데, 따로 포터를 태우기도 애매한 상황.

가이더가 어찌할 바를 모른다.

이사장님이 손님 태우는 것에 타는 건 맞지 않다고 내려서 해결을 본다.

어떻게 탔는지 열 명 넘는 식구가 한 짚차를 타고 갔다.

조금 미안하긴 했는데 이것도 네팔식이면 네팔식,,,

산보체에서 잠깐 내려 차를 한 잔 하고 쩰레에서 다시 허가증을 받는다.


트레킹을 시작할 때 지났던 추상에서 짚차를 세운다. 다리가 없으니 더 이상 짚차가 갈 수가 없다. 철다리를 지나니 좀솜가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기사와 서너 명의 현지인이 앉아 있고 나머지 모든 자리를 우리 팀이 채웠다.

그런데 다와가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하고 기사가 내렸다 올랐다를 하더니 타고 있던 서너 명의 현지인이 내린다. 인도에서 유학한다는 부자냄새 나는 청년도 아무 소리 하지 않고 내린다.

이 상황이 궁금해서 물으니 좀솜가는 버스가 그 자리에서 묵티나트 가는 것으로 바뀌었단다. 우리 팀이 버스를 거의 다 차지하다 보니 좀솜으로 가는 것 보다 묵티나트로 가야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좀솜으로 간다는 버스가 갑자기 묵티나트로 간다니,,,

얼마나 기가 차고 화가 났을까 싶은데 평소에도 이런 일이 자주 있는지 그저 편안한 표정이다.

이 또한 네팔이라 가능한 일,,,

그래도 좀솜갈려고 탔던 사람들에겐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러운 상황이다.



버스는 낡아서 길 바닥이 보이는 곳도 있다. 비포장길을 흔들리며 가는 건 그나마 괜찮은데 오르막을 힘겹게 오를 땐 뒤로 밀려 내려 갈까 봐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시동이 금방이라도 꺼질 듯 불안하기도 하다. 그러나 버스 기사는 여유만만, 큰 트럭이 와도 아슬아슬 요령껏 잘도 피한다.


카그베니를 지날 때 버스를 세우고 사과를 사고 과자, 음료수 등 간식도 샀다. 포터 팀까지 다 먹을 정도로 두 봉지 가득 샀는데 우리 돈으로 2500원 정도가 들었다. 버스는 우리가 전세 낸 것처럼 되어 차도 한 잔 하며 휴식을 취했다. 올라올 때 강에서 제를 올렸던 곳엔 사람은 없고 회색 뿌연 물은 여전히 힘차게 흘러 내린다.


카그베니를 지나고 묵티나트로 가는 길로 들어서자 포장된 길이다. 불교도와 힌두교도가 많이 찾는 성지다 보니 도로를 포장한 모양인데 네팔에선 너무 낯선 풍경이다.

그렇게 한참 달려 오후 늦게 묵티나트에 도착했다.

짐만 내리고 바로 역사적으로 오래 되었다는 묵티나트 사원으로 향한다.

오른쪽 산 언덕엔 새로 조성한 거대한 불상이 있는데 현지인들이 그 곳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사원으로 들어가면 중앙사원이 있고 가장자리에 다른 사원들이 있는데 불교 사원과 힌두사원이 있다. 가는 길에 크고 작은 종을 매달아 놓아 소리를 울릴 수 있다. 길 가로 철철철 물이 흘러 넘친다. 물 소리에 얹혀 종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맨 먼저 찾은 곳은 직진 방향으로 계속 올라간 중앙사원. 검은 색의 삼층 탑 모양을 했는데 1층에 비슈누상을 모셔 놓고 안쪽에 사람이 들어가 설명을 하고 있고 바깥쪽에도 사람이 서 있으며 설명을 한다. 사진은 아예 찍지 못하게 하고 안으로 들어가 보지도 못하게 한다.

바깥 쪽에 빙 둘러 108개의 동물 머리 모양을 한 수도꼭지에서 물이 흘러 내리는데 소 두상같기도 하고 염소 모양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인도에서 온 젊은이들이 한 바퀴 삥 돌며 일일이 물을 받아 머리에 적시고 사진을 찍는다. 다른 아저씨도, 다른 여인도 정성을 다 해 물을 받아 머리를 적신다. 힌두교 2대 성지라 여기에 오는 게 인생의 목표가 된다 하더니 정성이 대단하다.

바깥 쪽에는 힌두교의 다른 신들이 벽쪽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앙 사원을 돌아 나와 왼쪽으로 가면 검은 돌을 가져와 거대한 불상을 만들어 놓았다. 불상 제조에 관한 설명을 들었는데,,,,,몹쓸 기억 불량으로 남아 있지 않는다. 묵티나트 전체를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부처님의 자비가 묵티나트를 지나 전 네팔로 퍼지기를 바래 본다.



진행하는 방향으로 조금 더 가면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란 메바르 라캉 곰빠가 있다. 건물안은 컴컴한데 불상 아래쪽 조그만 구멍안을 들여다 보면 아주 작은 불꽃이 깜빡거린다. 두 갠가 세 개가 있었다는데 지금은 하나만 남았단다. 과학적으로 보면 천연가스가 새어 나오는 곳의 가스를 태워서 불꽃이 나는 것이라는데 네팔 사람들은 창조의 신인 브라흐마의 표시라고 믿는단다. 



다시 돌아 내려오다 오른쪽에 있는 사원 안으로 들어 간다. 안을 들여다 보니 힌두사원이다. 신을 그린 족자, 돌에 새긴 신, 남근석, 꽃,,,아주 정신이 하나도 없게 전면에 가지각색으로 모셔 놓았다. 아,,,암모나이트에 새긴 그림도 있었다. 우주 만물에 있는 신이라는데,,,

입구에 설치된 종을 치니 한참 있다 스님이 나타나는데 중앙사원에서 설명해 주던 그 분이다.

뭔가 열심히 질문과 대답이 오갔는데 기억에 남을 만큼 듣지를 않았다.

다시 약간의 명상 시간을 가지고 내려 오는데 해가 저물고 있다.

묵티나트에서의 시간은 이것으로 끝이다. 조금 더 시간이 있었으면 물이 내려오는 저 윗쪽 산으로 가고 싶었는데 기회가 될 지 모르겠지만 다음으로 미룬다.




휴대폰으로라도 사진을 찍을 것이지 이제 와서 보니 정말 남은 사진이 없다.

불교도도 더군다나 힌두교도도 아니니 묵티나트에서의 감회는 그저 지나가는 장소일 뿐,,,

포카라에서 봤던 그 많던 인도인들은 여기를 잘 다녀 갔겠지

묵티나트는 108개의 수도에 정성껏 머리를 적시던 사람들의 이미지만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