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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아프리카

아프리카여행 7개국 38일 여행,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모시(2019.6.24)

아프리카 7개국 38일 여행(2019. 6. 22 ~ 2019. 7. 29)

 

 탄자니아

 

 

 

 

 

 

 

 

 

노래가 있어 더 향긋한 아라비카커피

 

 

마이크 확성기를 타고 들려오는 남자의 기도 소리에 잠을 깬다.

아직 시내는 어둡고 시계는 4시 40분을 가리킨다.

어제밤 오토바이 크락션 소리, 젊은 남자들의 이야기 소리, 고함 소리에 잠을 설쳤는데 결국 새벽까지 시끄럽다.

간간히 굉음을 내고 달리는 오토바이 소리가 한 번씩 섞인다.

아프리카는 조용하다는 고정관념이 확실히 틀렸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어둠을 가르는 기도 소리)

 

 

 

느지막히 아침을 먹고 10시에 여행사 기사 카도와 함께 커피투어에 나선다.

어제 여행사 사장님과 얘기 중에 추천해 준 투어다.

1인당 투어비 40불을 내고 점심은 제공해 준다.

모시에서 1시간 정도를 달려 외곽으로 가더니 산으로 난 언덕길을 오른다.

붉은 황토색의 산길에서 깔끔하게 보이는 옷들을 입고 한 곳으로 향하는 현지인들을 지나친다.

그렇게 성장을 하고 모인 곳이 성당이다. 

아프리카에 성당이라,,,나의 무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산 속 어디에서 오는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성당으로 들어가고 여기에서도 마이크 확성기를 통해 기도같은 게 흘러 나온다.

그렇게 조금 더 올라가니 십 여 대의 차가 주차해 있는 곳이 나오고 거기가 커피투어를 진행하는 사무실이다.

젊고 몸이 빠른 젊은이가 우리 차에 올라 타며 본격적으로 커피투어가 진행된다.

 

 



 

 

 

차는 조금 더 위로 올라 넓은 공터에 주차하고 걸어서 간다.

황톳빛 흙길 주위로 유칼립투스, 바나나, 커피, 아보카도 등의 나무들이 줄지어 있다.

멀리 산 속에 흰 색의 집들이 한 채씩 떨어져 있다.

바나나 덩이를 수확해 메고 가는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띈다.

길가에 있는 커피나무는 심은 것인지 자연적인 것인지 애매하다.

우리가 알던 커피밭 느낌은 아니다.

 

 

 

 

 

 

 

 

 

 

 

 

 

 

 

 

길 옆 돌멩이에 마테로니폭포 안내 글자가 씌여져 있고 그 주변에 과일을 들고 나온 주민과 아이들이 있다.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라 하나라도 팔 수 있을지 안타까운 심정이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바나나를 사는데 아이가 연두빛의 카멜레온 한 마리를 보여 준다.

신기한 듯 재미있게 바라보는 우리를 또 재미있게 바라보는데 얼굴엔 웃음이 없고 약간 겁먹은 표정이다.

 

 

 

 

 

 

 

 

 

 

 

 

좁은 길로 방향을 틀어 올라가자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길은 좁아지고 그리고 질퍽질퍽 질어진다. 길 바닥엔 사람을 잘 문다는 개미가 줄을 지어 건넌다.

안면있는 야생화도 만나니 곧 폭포가 나타난다.

십 미터가 넘을 것 같은 폭포로 시원한 물줄기를 뿌리지만 생각보다 서늘해서 손도 담궈보지 못하고 사진만 찍고 돌아선다.

 

 

 

 


 


 


 



 


 

 

 


돌아서 나오는데 그 아이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킨다.아까 사지 않던 다른 곳에서 과일을 산다. 이름은 까먹었지만 새콤하면서도 달콤하다.마테로니폭포에 오는 사람을 체크하는지 공책을 들고 있는 젊은 아낙이 있다.한국에서 사 가지고 간 삼색볼펜을 선물로 주고 돌아서는데 아이들에게 줄 것이 없다.사탕은 당장은 아이들의 입맛을 당길테지만 양치질을 하지 않으니 이를 상하게 한다고 주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미안한 마음만 남기고 돌아선다.

 


 


아까 차를 세웠던 곳 가까이의 한 집으로 내려 간다.좁은 길을 내려 가니 풀을 얹은 오막이 있고 관광객 2명이 이미 와 있다.현지가이드가 영어로 열심히 설명하는데 모르기도 하고 너무 빨라 단어도 알아 듣지를 못하겠다.딱 들리는 단어, 아라비카,,,고지대에서 자라고 맛과 향이 좋다는,,,그러곤 주변의 커피나무에서 빨갛게 익은 열매를 따더니 껍질까는 기계에 넣어 돌리니 바깥의 육질이 빠지고 커피콩만 나온다.

 


 


 


그걸 말리고, 절구에 빻고, 껍질을 털어서 불에 볶은 뒤 냄비에 부어 끓인다.전 과정이 수동시스템이다.더 즐거운 건 전 과정을 리드미컬한 노래와 함께 한다는 것.스무 살 정도의 청년 열 명 정도가 아카펠라 형식으로 부르는 노래는 정말 반할 만하다.어느 정도 익숙한 '잠보~'로 시작하는 하쿠나마타타는 결국 1절을 외우게 되었다.브라보, 아프리카!!

 

 

 



 



 



 



 



 



 




(쿵 쿵, 커피 껍질을 벗겨요...)

(커피볶기, 잠보,,,잠보 구아나,,,하쿠나마타타,,,)

(커피 펄펄 끓이기)


너무 진해서 쓸 것 같아 염려되었는데 전혀 쓰지 않다.아라비카의 풍미를 커피 본토에서 제대로 맛 본 셈이다.다시 청년들이 움직이더니 식탁에 바나나 껍질을 깔고 뷔페식으로 음식을 차린다.현지식이지만 관광객 입에 맞춰 그런지 먹을 만하다. 특히 바나나 스튜는 제대로다.주변에 아까 먹었던 시큼한 열매가 탐스럽게 열렸다. 이건 아직 익은 게 아니란다.

 


 


 


삶이 팍팍해도 그들을 견뎌내는 건 "하쿠나마타타"인 것 같다.정말 신나게 부르는 그들의 노래에서 힘든 삶을 살아내는 긍정의 에너지를 본다.삶이 노래가 되고 노래가 힘이 되고 살아가는 진리가 되는 곳, 아프리카다. 풍요로운 마음이 되어 돌아가는 길에 예쁜 화분이 눈길을 끈다.

 



 




킬리만자로 등정 전 제대로 힐링한 기분이다.여행사 겸 한식당 '제이스키친'에서 저녁을 먹고 장도에 오를 킬리만자로 등산에 필요한 짐을 챙긴다.장엄해지는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