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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아프리카

아프리카여행 7개국 38일 여행,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등정 만드라헛에서 호롬보헛까지(2019.6.26)

아프리카 7개국 38일 여행(2019. 6. 22 ~ 2019. 7. 29)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킬리만자로 최고의 풍경 속을 걷다


날진병 두 개에 온수를 넣고 따뜻하게 잔 탓인지 개운한 아침이다.

문앞까지 배달해 주는 차를 마시고 또 가져다 주는 따뜻한 물에 세수를 하고 출발 준비를 한다.

식사를 마치고 호롬보헛을 향해 힘차게 걷는다.

습한 기운도 덜하고 햇볕도 조금 더 드는 만드라헛 숲을 지나 호롬보헛을 향한다.

어제는 가이더 닉슨만 같이 걸었는데 오늘부터 개인 가이더들이 함께 걸어 가이더가 세 명이다.

만드라헛을 벗어나니 점점 나무들의 키가 낮아지고 있다.






그러다 금방 우리 눈앞에 탁 트인 공간들이 나타난다.

나무들은 키를 낮추고 사방은 탁 트인 관목지대다.

시원한 시야에 가슴이 뻥 뚫린다.

마운디 분화구가는 길도 보이지만 우린 그냥 지나친다.

겨울이지만 이름모를 킬리만자로 꽃들이 피어 발걸음을 가볍게 해 준다.

상쾌, 유쾌, 통쾌,,,모든 게 순조롭다.





트인 공간에서 불어 오는 바람, 여긴 바로 우리나라의 가을이다.

날씨까지 화창해 주변이 모두 조망되어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걸으니 행복한 걷기다.

시간이 지나며 구름이 조금씩 내려오는데 앞쪽에 멋진 모습을 한 산이 나타난다.

5149m의 마웬지다.

구름이 마웬지를 넘나들며 봉우리가 보였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다.

주변의 풍경은 점점 나무가 적어지고 평원 형태의 모습으로 변해 간다.

길 주위에 나타나는 새로운 꽃들은 발걸음을 더 가볍게 만든다.

어제 불편하던 속도 괜찮아져 만사 오케이다.





아름다운 풍경에 발걸음이 가볍다.

잘 닦여진 길에 고도도 높지 않아 최상의 트레킹 코스다.

그저 감탄사를 연발하며 걷고 있는 현재에 감사한다.

새롭게 나타나는 킬리만자로의 꽃은 환상적이다. 겨울에 이런 꽃이라니,,,,





조그마한 바위가 나타났을 때 조금 쉬기로 한다.

간식을 내어 나눠 먹으며 가이더들에게도 나눠 준다.

도재님이 손주에게 사 주며 좋아하게 되었다는 젤리는 최상의 맛이다.

풍경을 즐기며 점심을 먹고 싶은데 조금 더 올라 가서 먹잔다.

우리가 쉬는 옆에 지나가던 포터들도 짐을 내려 놓는다.

포터들의 힘겨운 삶이 짐 크기로 다가오며 괜히 미안해진다.








얼마 안 가 쉼터가 나타난다.

만드라헛을 출발한지 3시간 30분 정도 지났다.

점심은 이렇게 지정된 곳에서만 먹게 되어 있고 화장실도 있다.

메뉴는 어제 김밥 대신 현지식 밀가루전같은 게 들어 있다.

호기롭게 닭다리를 들었지만 소화가 여전히 잘 되지 않는 것 같아 샌드위치 한 조각과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잘 닦여진 흙길은 돌길로 바뀌고 고도는 조금씩 높아진다.

롯데아라고 들었던 것 같은 남아공 국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인터넷을 뒤져 보니 남아공 국화 플롯페어다.)

재작년 쿰부 네팔 트레킹 중에 보았던 꽃이라 너무 반갑고 신기하다.

잠시 아마다블람 설산과 그 주변의 풍경을 연상하며 킬리만자로 최고의 풍경속을 걷는다.





조금 더 예쁘게 핀 플롯페어에 신경을 썼는데 갑자기 여기서만 자란다는 세네시오 킬리만자리가 나타난다.

세네시오를 보는 순간, 킬리만자로에 있음을 실감한다.

줄기가 두꺼운 것은 100년도 더 되었단다.

노랗게 꽃을 피운 것도 있고 줄기가 팔처럼 벌어진 것도 있다.

새로운 풍경에 푹 빠져 가는 길을 멈추고 세네시오 풍경에 젖는다.

세네시오가 있는 곳엔 물이 지나가는 계곡 주변이다. 

물이 귀한 아프리카에서 물을 찾을 때 세네시오가 길잡이가 될 것 같다.




아쉬운 마음을 카메라에 담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조금씩 다른 꽃들이 주위를 밝힌다.

플롯페어가 한 가득 나무도 만난다.

그러다 고개 하나를 넘으니 조그만 다리가 나오고 호롬보산장이 보인다.

얏호,,,

호롬보 산장에선 운무가 피어 오르고 더 많은 세네시오가 계곡 주변에서 자라고 있다.











천천히 걸었는데도 6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소화가 조금 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 외에는 불편함도 없다.

걸어오는 길의 풍경이 너무 좋아 이런 곳만 걸으라면 몇 날 며칠을 걸어도 좋을 것 같다.

가뿐한 마음으로 인증샷을 남기고 인증센터로 가서 이름을 등록한 뒤 방을 배정받는다.

짐을 풀고 쉬고 있으면 손 씻을 따뜻한 물을 가져다 준다.

오후가 되면 구름이 내려 와 주변이 온통 뿌옇다.

주변은 내일 둘러 보기로 하고 손 씻고 휴식한 뒤 잠잘 채비를 한다.

이제 자리는 확정이다. 언니가 2층, 그 아래가 나, 오른쪽이 도재오라버니, 문 열면 보이는 왼쪽이 짐,,,

벌레가 무섭다는 언니는 조금 춥지만 2층에서 그대로 자겠다고,,,




휴대폰 충전기, 날진 물통, 보온물통을 들고 식당을 겸하고 있는 롯지로 간다.

오늘은 만석이다.

유럽에서 단체로 온 1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리의 반을 차지하고 나머지가 삼삼오오 자리를 채운다.

각자 편안하고 즐거운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 평화가 깃든다.

식사는 밑반찬이 똑같다. 김치, 나물, 고추장아찌, 땅콩조림,,,그리고 요리 하나에 과일,,,여기에서 과일이라니 그저 감사하다.

도영 언니는 고산증이 온다며 약을 먹는데 나는 소화가 안 되는 게 고산증 때문이지 속이 안 좋아서 그런지를 몰라 일단 약 먹는 건 보류한다.

날진물통에 담아온 따뜻한 물을 받고 방으로 돌아 간다.

이틀째 킬리만자로의 밤이다.